바람은 나무를 휘게 만든다. Reaction Wood

바람은 나무를 휘게 만든다. Reaction Wood

  나무가 산사태를 만나 정상적인 수직 방향이 바뀌거나 또는 바람이 한 방향에서 계속 불어오면 나무가 휘어 자라게 됩니다. 이런 목재를 영어로 Reaction Wood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상재, 응축재로 부르는데 목재, 목질의 특성에 관심을 두고 붙인 이름으로 보입니다.)

 나무는 바람의 힘이나 산사태로 인해 기울어진 줄기가 부러지는 것을 막기위해 정상적인 수직 방향이 변경된 가지를 곧게 세우게 됩니다. 중력에 의해 식물 생장 호르몬인 옥신의 농도가 달라지면서 성장에 편향이 생깁니다.

침엽수와 활엽수의 정반대 대응 방식

 침엽수(원뿔을 맺는 나무)는 기울어진 줄기의 아래가 더 비대해집니다. 반면에 활엽수(꽃 피는 나무)는 기울어진 줄기의 위쪽이 더 자랍니다. 침엽수는 아랫부분의 증가된 조직이 줄기가 똑바로 서도록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활엽수는 위에서 두꺼운 세포벽을 가진 조직이 생성되면서 줄기가 똑바로 서도록 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침엽수는 목재의 양방향에서 내부로 미는 힘에 대한 저항과 관련한 압축이라는 말을 써서 압축 목재, 활엽수는 목재를 양방향에서 잡아 당기는 외부의 힘에 대한 저항과 관련한 인장이라는 말을 써서 인장 목재라고 부릅니다 

오른쪽으로 휘어자란 침엽수와 활엽수의 정반대 나이테 모습

*그림 속에서 Softwood는 침엽수, Hardwood는 활엽수입니다.

 두 나무 모두 왼쪽에서 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둘 다 오른쪽으로 휘어있는 나무들입니다.

Reaction Wood의 독특한 능력, 날씨 막대기

 이렇게 바람이나 기울어진 땅에 적응한 Reaction Wood는 사람들이 쓰기에 좋게 목질이 균질한 나무는 아닙니다. 나무의 중심을 기준으로 한쪽만 크게 자라는 편심생장, 즉 나이테의 치우침이 일어나기 때문에 결점이 있는 목재로 취급되고 가구제작이나 건설에는 적합하기 않습니다. 건조되는 과정에서 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이런 Reaction Wood에는 독특한 능력도 생기는데요. 뉴잉글랜드와 캐나다 남동부의 해안을 따라 살았던 아베나키 인디언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날씨를 예보하는 막대기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대부분 말린 전나무 가지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습도와 온도에 따라 가지의 위쪽과 아래쪽에 있는 세포가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좋은 날씨가 다가오면 가지가 위로 말려 올라가고", "날씨가 나빠질 때는 아래로 내려갑니다". 

 전나무 가지가 있으면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봄, 가을에 가지가 올라갈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