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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는 4~5년 전 사와서 한 여름이든, 한 겨울이든, 빛이 안들든, 바람이 불든, 안 불든, 새 순을 마구 올려온 잎 3개짜리 모종에서 괴물이 된 필로덴드론 라시나튬이 있습니다.
큰 화분으로 한 번 분갈이 해 준 뒤 이제는 새순이 한 번에 두 개씩 올라올정도로 잘 크고 있습니다. 한 겨울에도 싹이 틉니다. 병색이 완연해서 포스팅을 하는 지금도 위에는 새순이 피어나고 있습니다ㅎㅎㅎ(무서운 체력이 부럽기까지합니다ㅎㅎ)
보통 필로덴드론이 많이 크면 나무 기둥을 화분 가운데 세우고 필로덴드론을 살짝 묶어줘서 나무처럼 위로 점점 타고 올라가게 해주는데 그러지 않았더니 더 멋지더라구요. 큰 화분에서 똬리를 틀고 자라는 모습이 이국적이어서 얘를 보는 분들마다 식물이름을 묻습니다. 그런데 요즘 심상치 않습니다. 필로덴드론이 처음 아픈 모습을 보여서 긴장 중입니다.
아랫 부분의 오래된 잎들이 한 번에 잎 전체의 색이 변하며 시들고 있습니다. 갈색과 까만 초록 사이의 색으로 변하고 그 잎이 매달려있는 줄기까지 물기없이 바싹 마릅니다. 그러니 줄기가 저절로 푹 꺾이네요. 큰 줄기는 맹렬해서 다행이지만 점점 이런 잎들이 많아져서 2주간 지켜보다가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Philodendron brown leaves"로 검색하면 비슷한 사례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더라구요. 다양한 방법들이 나오는데 일단 흙에 원인을 둔 경우가 많습니다.
1. 흙을 쿡쿡 찔러서 공기도 통하고 잘 마르게 해줄 것 (보통 흙이 딱딱하게 굳으면 모든 식물에게 좋을 것이 없습니다.)
2. 분갈이를 해줄 것 (비료를 많이 또는 오래 주면서 흙 영양소에 불균형이 생겼을테니 흙을 갈아주라는 의견입니다.)
위 방법 외에도 곰팡이 또는 바이러스로 원인을 둔 경우도 있습니다.
1. 문제가 생긴 잎을 일단 빨리 잘라라, 일부라도도려내라.
2. 과산화수소수 등을 묻힌 천으로 잎들을 닦아라.
그런데 저희 집은 위 경우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물 몸 속에서 영양소 부족, 병이나 곰팡이, 바이러스가 생겨나는 경우 반점이 생기거나, 가장자리부터 변화가 생긴다거나 하나의 잎사귀 안에서도 점진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저희 집의 잎들은 한 번에 갈색이 되어있더라구요. 그래서 한 번에 잎사귀 골고루 피해를 입는 냉해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요즘 요리할 할때 필로덴드론 옆의 통창문을 열고 요리를 삼사십분 했거든요. 환기가 안되던 베란다에서도 여름을 버텼고 건조한 실내에서 겨울을 보낸지도 5년 차인 필로덴드론이 이렇게 한 번에 잎사귀가 폭삭 시드는 것은 냉해일 것 같다는 추측입니다.
물론 냉해도 내버려두면 주변 잎들에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영상도 있었습니다. 유튜브에서 "cold damage"를 검색하시면 내용이 조금 나옵니다. 그래서 일단 냉해입은 부분은 잘라주는게 답인 것 같아, 그 잎들을 모조리 자르고 창가에서 멀리 두었습니다.
(추가)
최근에 이상이 생긴 잎들은 가장자리가 타들어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처음에 이상이 생긴 잎들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모습인데요... 냉해에서 이어진 2차 피해인지 곰팡이나 바이러스, 영양소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일단 살펴보아야 겠습니다.
(추가)
식물이 냉해를 입었을 수 있다는 몇 가지 징후
1. 시들거나 처진 잎: 식물의 수분 전달 조직이 얼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식물은 팽팽한 모습을 잃고 시들게 됩니다.
2. 잎의 변색 또는 갈변: 추운 온도는 잎의 세포벽과 조직에 손상을 일으켜 변색이나 갈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3. 상처지거나 갈라진 줄기: 식물 줄기의 물이 얼면서 팽창하면 줄기가 갈라지거나 멍이 들 수 있습니다.
4. 잎과 줄기의 물집: 추운 기온으로 인해 잎과 줄기에 물집이 생길 수 있으며 돌기가 나온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5. 일부 싹이나 전체 싹, 꽃이 죽어버림: 가장 심각한 냉해는 새싹, 꽃 또는 전체 싹이 죽는 것이라고 합니다. 음 이 정도이면 가망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끔 겨울철에 바쁜 음식점이나 가게에서 식물을 깜빡하고 안들여놨거나 버려두면 죽은 식물들이 대체적으로 1번과 2번의 모습을 띱니다. 식물이 형체는 그대로인데 식물 전체가 갈색 한톤이면서 축쳐져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식물이 가장 불쌍하다고 생각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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