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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의 강력한 무더위와 장마에도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능소화

무더운 여름에 양산을 쓰고 걷다가, 도로변을 달리는 중에 눈길을 끄는 꽃, 능소화.

여름만 되면 이 연어색 꽃이 만개한 집들이 보이곤 합니다.

한강 도로변 차음벽에도 이 덩쿨꽃이 한가득이어서 7월이 되면 뜨거운 도로의 분위기를 바꾸어 주죠. 

 

능소화의 원산지 : 중국

능소화의 특징 : 덩굴식물이라서 집에서 키울 때 지주대가 필요

능소화 내한성 : 추위에도 강해서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노지월동도 가능한 야생화

(종류에 따라 추위에 약한 종도 있다고 하나 대부분의 자료에서 내한성이 좋다고 나오네요.)

능소화 개화시기 : 7월 한 여름 ~ 9월 초가을

이미지 출처 : brushwoodnursery.com

능소화는 능가할 능(凌) 하늘 소(霄) 즉,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는 이름의 뜻에 대해 어떤 사람은 한 여름 고온과 장마를 이겨내고 피어나서 그렇다는 해석도 있고, 위키피디아에서는 덩굴이 나무에 달라붙어 하늘을 향해 높게 올라가는 특성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둘 다 멋진 해석이라고 봅니다.

 첫번째 해석도 공감되는데요. 요즘 같은 7~8월 폭염에 화단의 꽃들이 타들어 간 모습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능소화는 쨍쨍하게 피어서 7~9월에 가장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죠. 더위에 지쳐있다가 능소화를 볼 때면 존경스럽기도 합니다.ㅎ
 더운 여름 날 중에서도 가장 하늘이 파란 날, 구름이 이쁜 날이면 사람들이 푸른 하늘과 다홍빛 능소화를 대비해서 찍곤 합니다. 그래서 능소화를 보면 새파란 하늘도 같이 떠오릅니다. 

 

능소화는 양반꽃, 황당한 옛 이야기

 능소화에 관심이 가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알게 된 옛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궁궐, 양반집 마당에만 능소화를 심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심지어 마음대로 심은 사람은 잡아서 곤장을 치고 다시 심지 못하게 했다고도 합니다. 황당하고 정말 곤장을 쳤을지 의문도 들지만 양반꽃이라는 별칭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나 봅니다. 지금은 도로변 가로수처럼 흔해진 꽃인데 흥미롭네요.

 이와 더불어 능소화 꽃가루가 눈을 멀게 한다고 하는 잘못된 이야기도 널리 퍼져 있었다네요. 능소화는 충매화라 꽃가루가 잘 날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명 사례도 없고요. 혹시 양반이 아닌 이들이 능소화를 두렵게 느끼게 한 것은 꽃을 못 심도록 하는 과정에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미국 능소화 (Campsis radicans)와 중국 능소화(Campsis grandiflora)

 우리나라 도로변, 집 담장의 연어색 커다란 꽃들이 달린 능소화는 중국이 고향인 능소화(Campsis grandiflora)입니다. 미국의 능소화는 꽃이 조금 작고 트럼펫처럼 생겼습니다. 그래서 미국 능소화 영어 이름이 Trumpt vine입니다. 내한성 등의 생명력은 미국 능소화가 더 뛰어납니다.

미국 능소화(Campsis radicans) , 이미지 출처 : gardenersworld.com

 미국 능소화(Campsis radicans)는 꽃은 덜 아름답지만 벌새를 부르는 매력이 있다네요. 북미 동부에서 가장 흔한 벌새인 Ruby-throated hummingbird가 능소화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 능소화는 Hummingbird vine이라는 귀여운 별칭이 있습니다. (양반꽃이라는 별칭은 이제 곤장만 떠오르는데ㅎㅎ 미국 능소화 별칭은 귀여운 벌새가 떠올라서 좋네요.) 벌새는 정말 귀여운데 우리나라에 안 살아서 아쉬울 뿐입니다.

왼쪽은 수컷, 오른쪽은 암컷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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